사람사는 도시 사람중심 디자인 – 4

스웨덴 스톡홀름의 티오 트레 톤 도서관(Tio Tretton은 13이란 의미) 10 세에서 13 세 사이의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다. 사진출처 = http://kulturhusetstadsteatern.se/Besok-oss/uthyrning/TioTretton/

윙윙거리며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에 귓가가 띵하고 딩동 거리는 주문소리며 커피를 들고 나는 사람들에 카페라는 공공장소는 여간 산만한 곳이 아니다. 특히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만한 장소로 적합하지 않다고 느껴진다면 혹시 나이가 든 증거는 아닐까 의심해 봐야한다. 독서나 공부는 무릇 조용하고 적막한 환경이 적합해야 한다는 생각이 편견은 아닐까.

일반적으로 백색소음(화이트 노이즈)이라고 하면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일정한 폭의 소음영역을 지칭한다. 좋은 영역으로는 바람 소리, 숲 소리, 벌레우는 소리 등 자연에서 발생하는 소리부터 나쁜 영역으로는 자동차소리 등의 고주파의 기계음까지 일상의 모든 소리를 지칭한다. 과거보다 백색소음의 원인은 늘어나고 큰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일부 독서실에서는 백색소음 발생기를 설치해서 소음을 중화하기도 한다.

몇 일전 유휴공간 재생 프로젝트로 작은 어린이도서관을 만드는 회의에서 지역의 도서관 책임자는 어린이도서관의 공간디자인에 대해 몇 가지 지적을 했다. 오픈된 공간형식 때문에 옆 소리가 들려 독서에 집중을 못하고 산만함을 줄 수 있다거나 도서관은 도서관 나름의 무게감과 형식이 있는데 도서관을 이해 못하고 너무 가볍게 보인다는 등의 지적에서 “도서관에서 아이들이 무얼 배우겠나. 놀라고 오는 곳이 아니라 경건하게 책을 읽어야할 공간인데 당신들의 시안은 너무 널널하다. 그러니 도서관의 전통적 격과 품위를 살릴 수 있도록 기존 서고의 틀을 참고해 달라”는 주문으로 이해했다.

고양이 밥소리 검색 화면. 이미지 출처 = 인터넷 검색 화면 캡쳐

‘고양이 밥소리’라는 검색어로 검색을 하면 동영상으로만 163,000개의 결과가 나온다. 고양이가 냠냠거리며 밥 먹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소리다. 용어적 표현으로 ASMR(armed services medical regulation)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라고 정의된다. 일정한 소리로 뇌를 자극해서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한다는 의미인데 바람소리, 연필로 글씨 쓰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그리고 고양이 밥먹는 소리 같은 것으로 백색소음의 일종이다. 이 소리를 자장가로 들으며 잠을 청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소음의 규정은 시대적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이해된다. 카페의 여러 가지 잡다한 소리를 가깝게 들어온 사람들에게 백색소음이 깔린 카페가 더없이 맘 편한 도서관이란게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공간디자인에서 사용자 관점은 중요하다. 하지만 보통은 사업을 진행하는 제작자의 관점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상황이 일반적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사용하는 공간의 경우는 제작자와 사용자의 눈높이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공간을 주도해서 제작하는 어른들이 경험해본 시대를 눈높이로 기준을 설정하고 현재를 사는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것에서는 항상 오류가 생기기 마련이다. 어른들의 머릿속에는 도서관이 정숙해야 하는 공간이지만 지금의 아이들이 경험해본 세상에서 보면 지루하기 이를 데 없는 재미없는 공간일 뿐이다.

일본 다케오 시립도서관 내부. 도서관 내부를 조망할 수 있도록 복층으로 학부형들의 휴게 공간도 구성했다. 아이들의 키높이에서 편하게 책을 뽑을 수 있도록 층간 구조를 디자인했고 책장을 이용한 다양한 공간구성을 통해 책장 공간구성이 놀이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 = 장병인

엄숙함의 권위를 파괴하고 즐겁고 재미있는 공간디자인을 지향하는 것은 모든 생활의 큰 추세이다. 숨소리 죽여가며 책상에 허리 꼿꼿이 앉아 자세를 갖추고 발뒤꿈치를 들고 살살 걷는 공간. 서고에 가지런히 꼽힌 책장을 보며 각 잡힌 군대 사물함의 추억을 생각하는 것이 지나친 일인가.

소음을 대하는 방식도 솔직하게 바뀌는 시절이다. 생활 습관의 변화를 살펴보면 형식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힌트들이 숨어있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요보다 책과 친하게 가까워 질 수 있는 공간, 책이 숙제가 아니라 편한 일상의 습관이 되게 유도하는 공간이 좀 더 나은 공간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의 도서관이 조금 시끄러우면 어떤가. 즐겁게 뛰어놀면 어떤가. 떠들고 놀다보면 널려있는 책이 충분한 쉼이 되고 친구가 되어줄 텐데.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0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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